부정맥 당신이 놓친 3가지 신호와 치료법의 변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어지럽고 숨이 차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대부분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지만, 이런 증상들이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 부정맥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상태로, 방치하면 뇌졸중(중풍) 위험을 최대 5배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찾아오는 심방세동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 글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 최의근 교수의 설명을 바탕으로, 우리가 쉽게 놓치는 부정맥의 신호와 치료법 변화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가만히 있는데 가슴이 '철렁'?... 몰랐던 부정맥 증상 3가지

많은 사람들이 부정맥 하면 '가슴이 미친 듯이 뛰는 것'만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최의근 교수에 따르면 환자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두근거림'입니다.

** 그냥 TV를 보거나 편하게 쉬고 있는데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합니다. 운동하거나 놀란 상황이 아닌데도 말이죠. 어떤 분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거나 '덜컹'거리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둘째, '일시적인 실신'입니다. 심장이 10초 정도 멈추면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습니다.

'어? 하고 쓰러졌다가 금방 깨는' 경험을 했다면 부정맥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길어야 3-4초 멈추면 의식은 잃지 않지만, 10초 이상 멈추면 위험합니다.

셋째, '무증상'입니다. 가장 무서운 유형입니다.

건강검진 심전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심방세동 환자 중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도 심장 내에 피떡(혈전)이 생기고, 그게 날아가 뇌혈관을 막아 중풍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부정맥의 전형적인 증상: 가만히 있을 때의 두근거림, 원인 모를 실신, 가슴 철렁 내려앉는 느낌
  • 조용한 위험: 증상이 없어도 심방세동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5배 증가
  • 의심 증상: 이유 없이 어지럽거나, 숨이 차거나,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짐

심장이 보내는 SOS... 부정맥, 왜 생길까?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가 꼬이면서 발생합니다. 마치 집 안 전깃줄이 합선되거나, 불필요한 전선이 추가로 연결된 것과 같습니다.

심장은 크게 심방(피를 받아들이는 방)과 심실(피를 내보내는 방)으로 나뉘는데, 이 중 어디서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양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1분에 350-600회라는 엄청난 속도로 미세하게 떨리는 상태입니다.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니 심장 내에 피가 고이고, 그 피가 굳어져 피떡이 생깁니다. 이 피떡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중풍)이 찾아옵니다.

반면 심실세동은 심실이 같은 속도로 떨리면서 펌프 기능을 완전히 상실합니다. 몇 분만 지속돼도 심장마비로 이어져 생명이 위험해집니다.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것은 노화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심장 박동을 만드는 '동결절'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유전적 요인,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비만, 과로, 과음,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비만은 심장에 부담을 줘서 부정맥 발생 확률을 높입니다.

부정맥 진단, 10초 검사로는 부족하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심전도 검사입니다. 심장의 전기적 신호를 그래프로 기록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이 검사가 보통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부정맥이 하루 종일 나타나는 게 아니라 간헐적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10초 안에 잡히지 않으면 정상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됩니다.

24시간 활동 중 심전도(홀터 검사)는 환자가 작은 기계를 몸에 부착하고 24-48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전도를 기록합니다. 그래도 부정맥이 잡히지 않는다면, 증상이 나타날 때 직접 찍는 '이벤트 레코더'를 사용합니다.

환자가 손에 들고 다니다가 가슴이 두근거리면 바로 기계를 몸에 대고 심전도를 측정합니다. 가장 정밀한 방법은 삽입형 루프 기록기입니다.

볼펜심 정도 크기의 작은 기계를 피부 밑에 넣어서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심전도를 모니터링합니다. 증상이 일년에 한두 번밖에 없지만 쓰러질 위험이 큰 환자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원인 불명의 실신이나 돌연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필수적인 장비로 꼽힙니다.

부정맥 치료, 이제는 '완치'도 가능하다

부정맥이라고 해서 무조건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최의근 교수는 "생활 습관부터 고치라"고 강조합니다.

잠을 못 자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술을 과하게 마셔서 생긴 부정맥이라면 원인을 없애는 게 최우선입니다.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수면, 금주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면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항부정맥제는 심장 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이 약이 '잘못 쓰면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약을 골라야 합니다.

특히 심방세동 환자는 항부정맥제보다 항응고제(혈액을 묽게 하는 약)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피떡 생성을 막아 중풍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치료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약물로 조절이 안 되거나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합니다.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심장 안으로 넣어 불필요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 에너지로 태워 없애는 시술입니다.

WPW증후군 같은 특정 부정맥은 이 시술로 95% 이상 완치가 가능합니다. 심방세동의 경우 완치율이 조금 낮지만, 재발 없이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반대로 맥박이 너무 느려서 쓰러지는 서맥 환자에게는 인공 심장 박동기를 삽입합니다. 배터리 수명이 평균 10년 정도라서 기간이 지나면 교체가 필요하지만,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또한 돌연 심장사의 위험이 높은 심실세동 환자에게는 이식형 제세동기를 넣습니다. 이 기계는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줘서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립니다.

배터리 수명은 약 7년 정도입니다.

부정맥 예방, 겨울철이 더 위험하다

부정맥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특히 세 가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잘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충분한 수면: 잠이 부족하면 심장이 쉽게 흥분합니다. 하루 7-8시간의 숙면이 필요합니다.
  • 과음 금지: 특히 심방세동은 음주와 강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폭음과 과음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습니다. 일주일에 150분(하루 30분, 주 5일) 정도의 걷기나 수영을 추천합니다.

조깅처럼 격렬한 운동을 한다면 7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계절입니다.

여름보다 겨울에 돌연 심장사가 더 많이 발생합니다. 추운 날씨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가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있는 고령자라면 겨울철 무리한 야외 활동을 삼가고,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심장 문제로 돌아가신 분이 있거나, 본인이 심장이 두껍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부정맥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받고, 필요하면 전문의와 상담해 삽입형 기록기 등 정밀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정맥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설마' 하는 생각이 큰 후회를 부를 수 있습니다.

심장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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